※본 리뷰는 Cult of the Lamb에 대한 플레이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Cult of the Lamb![]() 링크: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313140/Cult_of_the_Lamb/ 플랫폼: 스팀 개발: Massive Monster 배급: Devolver Digital 장르: 로그라이트, 던전 크롤러, 건설 및 경영 시뮬레이션 한글화 여부: O 가격: 25,000₩ + DLC(무료) 플레이타임: 15시간+ DLC(10시간+) / 모든 도전과제: 25시간+DLC (10시간+) |
게임에서 종교의 이미지는 뭘까. 신성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압도하는 웅장한 형태를 가지기도 하고 캐릭터들의 신념을 상징하기도 한다. 캐릭터가 자선행위를 한다고하면 보통 왜 그 자선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나 해당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짧게 쓰기도 좋다.
또 맹목적이고 광신적인 믿음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사이비적인 이미지를 풍기기에도 좋고, 여기에 이형의 괴물들과 끔찍한 존재들을 숭상하는 코스믹 호러적 분위기를 연출하는데도 탁월하다. 특히나 인디게임에서는 후자의 경우를 많이 채택하는데 아이작의 번제라던지, 아웃라스트라던지 메인 시나리오에 종교가 사용되기도 하고 슬레이 더 스파이어, 다키스트 던전처럼 적들의 서사로 활용되기도 한다. 오늘 리뷰할 게임또한 이 종교적 이미지를 십분활용한 게임이다.
컬트 오브 더 램은 옛 신앙에 의해 죽음의 길에 들어선 어린 양이 봉인된 신의 도움을 받아 부활한 대신, 그를 위한 종교를 창설하여 옛 신앙에 대적한다는 이야기로 던전에서 전투를 하는 로크라이트 던전 크롤러와 자신의 교단을 관리하는 경영 시뮬레이션이 혼합된 게임이다. 여기에 게임만의 아기자기하고 잔혹한 아트, 신비로운 사운드와 종교적인 심볼과 위협하는 악마들의 이미지는 게임의 세계관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출시 이전의 데모판에서는 간략한 운영과 던전 전투방식만 설명하고 짧게 끝났었지만 해당 게임의 매력에 사로잡힌 필자는 친구 콜라캔을 꼬드겨 게임의 출시와 동시에 구매하고 플레이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때서야 잘못됨을 깨닫게 되었다.
로그라이크와 경영 시뮬레이션의 혼합은 두 게임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소리면서 게임사의 역량이 높지 않다면 두마리 토끼를 놓치기 쉬운 구조이다. 사실 이는 2018년에 먼저 나온 게임인 문라이터(Moon lighter)에서도 언급된 문제인데, 해당 게임도 상점 운영과 던전 크롤링이 혼재된 게임으로 사람들이 두가지 장점의 혼합을 기대하였으나 실제 플레이해본바로는 던전의 깊이가 얕고 경영 역시 부족함이 있다는 평이 주되었다.
이는 두 게임이 가진 특징에 기여하는데 경영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자신이 가진 자원을 적절히 관리하여 최대한의 이득을 보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에 따라 높은 등급으로 올라가기 위한 시간, 전략적인 투자과정을 플레이어가 생각하며 스스로 설계해나가게 되는데 경영 시뮬레이션의 후반부에 다다르면, 플레이어는 자원이 풍족해지고 초라했던 시절보다 많은 편의를 누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재미를 얻는다.
로그라이트 요소가 섞인 던전 크롤링의 경우 플레이어의 강화요소 요인을 넣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전투를 통해 위험과 어려움에 도전하도록 설계한다. 이를 위해 체력제한, 필수적인 자원으로 플레이어가 어려움에 도전하도록 유도하며 실제로 극복했을 때 이에 대한 쾌감을 누리도록 한다. 여기에 아이작의 경우 시너지라는 요소를 활용하여 던전 탐사를 통해 얻은 자원의 결합으로 게임마다 각기다른 전략, 플레이를 이끌어내 재미요소를 극대화하였다.
여기서 보이는 문제로는 던전 크롤링의 경우 지속적인 도전을 이끌어내야하는데 경영 시뮬레이션은 후반으로 갈 수록 안정화되는 재미와 상충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던전을 탐사하기 위해 자원을 지속적으로 수급하게 만드는데 이것이 던전을 굳이 돌아야 한다는 피로감 문제를 주게 되는 것이다.
또 던전 크롤링에 있어서도 중간에 계속 베이스로 돌아가 경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게임이 길어지고 탐사와 도전에 대한 템포가 끊겨나간다. 특히 게임에서 리소스를 한쪽이 아닌 양쪽에 분배해야한다는 것은 던전크롤링 역시 포기해야 할 것이 생기는 데 여기서는 던전 탐사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던전의 크기나 요소를 축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대충 아이템 몇개를 들고 몬스터를 잡다가 보스 몬스터를 타고 귀환하는 깊이가 없는 던전이 되는 것이다.
만약 반대로 던전의 깊이감을 보충하고 싶다면 경영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축소해야 한다. 짧게 클릭만으로 진행되어 중간 세이브 지점처럼 느껴지게 하거나, 플레이어가 실시간적으로 반응하게 될 요소를 줄여 피로감을 덜어내는 것이다. 이 경우 플레이어가 던전에 조금더 초점을 맞추게 되고 경영은 부가적인 요소로 느끼게 만든다. 다키스트 던전 1이 해당 방법을 사용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경영에 활용될 요소를 던전과 결합하기 위해 던전에서 얻을 자원을 조정해야 하고 필연적으로 게임은 장기화된다. 장기화될 경우 플레이어가 지치지 않도록 중간중간 이벤트나 변수를 넣어줘야 하는데 이 경우 게임 리소스 또한 거대해진다. 때문에 게임이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아지게 되고 개발이 길어지게 된다.
따라서 두가지 요소를 섞는다는 것은 굉장히 신선한 시도이나, 또 필연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길을 걷게 되는 일이다. 두가지 장르에 대한 복합적인 이해는 물론이고 플레이어가 두 요소를 동시에 즐기며 지치지않게 계속 해야한다. 그렇다면 컬트오브더램은 어땠을까?
컬트 오브 더 램은 문라이트와 같이 던전을 줄이고 경영적인 요소에 조금 더 투자한 형태로 경영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스토리 진행을 위해 던전을 탐사하게 된다. 초창기 출시 당시 컬트 오브 더 램은 무기와 스킬에 해당되는 '저주'가 랜덤으로 지급되고 중간에 얻는 타로 카드, 이벤트를 통해 변수를 넣어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방법을 택했다.
문제는 이 변수가 너무나도 미비했다는 것이다. 타로카드들은 수치적인 변주만 주거나 별 의미가 없는 것이 많았고 무기의 경우 검, 단도, 망치, 도끼, 건틀릿의 다섯 카테고리로 거기에 부가적인 효과만 붙었을 뿐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단도의 경우 리치가 너무 짧다던지, 망치의 경우 딜레이가 너무 길다던지 등, 게임 플레이에 하자가 될 요소가 너무 커 결국 플레이어가 선호하는 무기만 쓰게 만드는 결과를 야기했다. 만약 변화를 주고 싶다면 도끼 무기 사용시 슈퍼아머를 주는 유물을 넣는다전지 특정 아이템을 얻을 경우 시너지로 무기가 변화한다던지 변화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초창기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영구적인 강화인 이단의 심장이나 전투 스타일을 바꾸는 양털의 경우에도 게임 플레이방식에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웠고, 그나마 초창기의 황금양털이 적들을 처치할 때마다 강화되나 피격시 초기화된다는 특징을 가져 한방딜에 대한 쾌감을 선사하는 재미가 있어 쓰였을 뿐 그마저도 너프당해 결국 양털을 바꾸지 않고 기본형으로 계속 플레이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운영은 또 괜찮았냐고 묻는다면 이 역시 하자가 있었는데, 먼저 추종자들의 AI가 문제였다. 컬트 오브 더 램의 특성상 던전에 나가 붙잡힌 제물을 구해주고 플레이어의 교단에 받아들임으로서 종교의 세를 늘려나가는 것인데, 추종자들이 너무 멍청하여 화장실을 여러 곳에 지어줬는데 한 화장실에만 일을 본다던지, 배가 조금만 고파도 만든 음식을 집어먹어 음식을 빠르게 소모한다던지의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컬트 오브 더 램은 어린 양을 직접 조작해 성지를 돌아다니며 관리해야 하는데 성지의 건축물과 추종자가 겹칠 경우 말을 걸기 어려운 문제나, 추종자에게 말을 걸어야하는데 다른 추종자와 섞여 돌아다니니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경영시뮬레이션에서 완전한 자동화는 게임의 재미를 망가뜨린다. 내가 굳이 관리할 필요가 없다면, 찾아올 일 조차 없으니까. 하지만 최소한 플레이어가 감당할 수는 있어야한다. 앞으로 발전하면 내가 조금 더 편해지겠지, 이것만 건설하면 번거로움이 해소되겠지 하는 등의 희망을 통해 유도하거나, 최소 간단하게라도 끝나야 한다.
초창기 컬트 오브 더 램은 내가 던전 탐사를 하는 동안 시간이 흘러가 성지의 추종자들이 배고픔을 겪고 청결도 하락으로 인해 병에 걸리고, 누가 죽어서 시체가 썩어 플레이어가 던전 탐사를 마치고 성지를 관리하게 유도한다. 다만, 플레이어가 계속 타 지역에도 가봐야 하고, 스토리를 위해 던전을 밀어야하는데 이 멍청한 추종자들을 관리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는 성지가 발전한 후반에도 다르지 않아 밥은 내가 해줘야 하고, 똥은 내가 치우며, 시체 또한 내가 처리하고 있다.
여기에 추종자들이 가끔씩 퀘스트를 주는데 이는 교단의 신앙과 연관되어 성공하면 신앙이 오르고 실패시 신앙이 하락해 교단에 배신자가 나와 퀘스트를 무시하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는데 내가 이미 돈 던전을 다시 탐사해달라고 하는 퀘스트가 있어 이행 시 플레이를 배로 늘리고 불이행 시 패널티를 주는 불합리함이 있었다. 특히 이 점은 던전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새로운 곳이 아닌 이미 아는지역을 도는 것을 굉장히 고되게 만들어 피로감이 생기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버그가 너무나도 많았다. 스팀에서 게임의 완성단계 전을 플레이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완성해가는 판매형태인 얼리엑세스가 많은 문제를 품고 있음을 본인도 체감하고 있었지만, 이 당시 이 게임은 얼리엑세스로 나왔어야 했었다. 간단하게는 추종자한테 말이 안걸어지거나 원하는 물고기가 드롭되지 않는 버그도 있었고 보스를 잡고 넘어가지지 않거나 프리징에 걸리는 게임진행에 치명적인 문제도 많았다.
이는 특히 업적작까지 마무리하려는 필자에게 굉장히 치명적이였으며 후반으로 갈수록 끝났어야했는데 계속 플레이를 시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업적버그는 출시후 며칠이 지나서야 해결되었으며 그 사이 필자는 의미없는 플레이를 계속하고 있었다.
물론 게임이 재미가 완전히 없던 것은 아니고 흥미로운 세계관과 귀여운 캐릭터, 피식거리는 웃음을 주는 황당한 미션들, 추종자들간의 재미있는 상호작용 등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으나 단점이 장점요소를 모두 덮어버려 부정적인 인식만 남게되었다.
이와 같은 경험은 같은 게임을 구매한 콜라캔에게도 똑같았으며 본인은 똥겜 추천자가 되어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초기 리뷰 자료마저 삭제되어 해당 게임은 아픈 손가락으로 남기고 차후 개발자가 언급한 대규모 업뎃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리고 4월 26일 게임 개발자들이 언급한 첫 대규모 업데이트 '옛 신앙의 유물' DLC가 출시되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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